<화북막무가네통신 물공장 도청집회 소식 >
10시 반에 출발인데 30분 일찍나와서 울들이 기다려야 하지… 근데 왜케 늦게와 어여와! 다리가 아파서 빨리 못걸어서 그리여 뭘. 진작에 좀 서둘지 여태 뭐했어 그래 !
물공장 땜에 울 할메 할부지들 아침 풍경이다.
갈수록 사람들이 늘어난다. 싸워봤자 헛일이라고 하던 이들도 멋적은 표정으로 새옷 갈아입고 머리 글적이며 나오신다.
이분들에게 배울점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 똑똑하고 실속챙기는 요즘 것들과는 다르다. 말이 그렇치 이기 나도 잘 안된다.어렵다.
힘을 모아야 할때 자존심과 고집은 뒤로하고, 일단 함께 모여 어려운 일에 동참하고 본다.
나머진 그 다음이다. 이것이 흙먼지 속에서 살아온 경험이고 삶 속에서 나온 슬기가 아닐까.
가게 문을 닫고 나온 화북시장 사람들.
할일을 미루고, 직장을 쉬고, 마을회관 문을 닫아걸고 경북 신도청앞에서 외쳤다.
“참다못해 우리가 왔다 도지사 나와라! “
“물공장 재허가나면 화북주민 다 죽는다”
도지사는 오데가고 없고 부지사와 마주 앉아 협상 끝에 “전면적으로 재검토 하겠다”라는 답을 끌어내고 집회를 마쳤다. 구렁이 담넘듯 형식적인 답변으로 위기를 모면 한다면 스스로 놓은 덧에 걸릴것이다.
아부지뻘 되는 어르신들 틈에 혼자끼여 하루에 20시간을 대책위 사무실에서 뻐걱거리는 머리로 메달린다. 참 만만하지 않다……..
-화북막무가네통신원 이명학-